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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라이프/캐나다 여행

윗비(Whitby) 나들이.

by 캐디리니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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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람지역 윗비 나들이

 

레이버 데이(Labour Day; 노동절)가 끼어있는 롱 위켄드에 원래는 몬트리올로 가볍게 여행을 다녀오려다가 갑자기 백신 여권을 발행한다는 얘기에 귀찮아서 접어버렸다. 사실 올해까지 몬트리올에 가게 되면 3년 연속을 가게 되는 거라 큰 감회도 없을 것 같고, 몇 년 뒤에 다시 일정을 잡아서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황금 같은 롱 위켄드에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어디로 나들이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거주를 고민하고 있는 '윗비(Whitby)'라는 동네를 가보기로 했다. 토론토에서 그리 멀지 않고, 다운타운까지 고 트레인(Go Train)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이라 최근 부동산 가격이 미친 듯이 상승한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가 집만 어떻게 사보려고 하면 그곳마다 집 값이 팍팍 오르는지, 이러다 돗자리 깔아야 될 판이다.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나면 지금 살고 있는 복잡한 곳보다 조금 한적하면서도 도시와도 가깝고 직장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알아보니 더람 지역만 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여행 갈 때마다 지나친적은 많았던 윗비라는 동네로 시간도 생긴 김에 한번 가 보았다. 

 

 

윗비 비치

 

 

날씨가 많이 도와주는 하루였다. 안 그래도 청정한 캐나다 하늘이 작정하고 맑으니 얼마나 좋던지. 복닥거리던 토론토에서 벗어나 삼십여 분만 달려도 이렇게 한적하고 조용한 도시가 나온다. 한 번씩 조용한 곳으로 오다 보면 왜 처음부터 이런 곳에 자리잡지 못했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 '한국사람들이 그래도 조금은 있었으면, 한인 마트가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토론토라는 큰 도시에 발을 묶게 되고, 처음 몇 년간 자리를 잡는데 신경 쓰느라 이제 지역을 옮기고 싶어도 아이들 때문에 쉽게 옮길 수도 없다. 학교 친구들과 분위기가 익숙해진 아이들의 환경변화를 억지로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대도시로만 알아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렌트비, 생활비 등 기본 주거비용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한번 지역을 선택하고 나면 이렇게 도시 자체를 바꿔서 산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도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독립을 할 때쯤 (생각보다 몇 년이 남지 않았다.)부터 자리 잡고 노후를 즐길 도시를 알아보기 때문에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마음에 두고 하나씩 알아볼 일이기도 한 것 같아 후보에 두고 있는 도시들을 하나씩 가볼 생각이다. 

 

 

 

 

 

윗비는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라서 생각보다 요트를 가지고 사는 부유층들이 많은 동네라고 한다. 안 그래도 공원을 산책하는데 정박되어 있는 화려한 요트들이 눈에 띄었다. 

 

조용하면서도 한적하게 쉴 수 있는 동네인 것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그럼으로써 다운타운에 있는 좁고 비싼 콘도에서 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셜 디스턴 싱(social distancing)이 필요한 팬데믹에 토론토 외곽으로 벗어나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토론토 지역보다 집값의 상승폭이 훨씬 커졌다고도 한다. 

 

부동산 가격이라 늘 우상향을 하고 있지만 요즘은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고 토론토의 비싼 집값을 피해 외곽으로 빠졌던 옛날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토론토의 한 시간 반경 안에 있는 도시들의 집 값은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중이다. 

 

몇 년 뒤 우리가 완전히 뿌리내리고 살만한 곳을 찾자고 다녀온 곳인데 일단은 마음에 들긴 했지만 문제는 몇 년 뒤까지 기다려 주지 않을 집 값이라 참 고민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하는 말이지만 우리만 빼고 다 부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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