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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라이프/캐나다 생활정보

캐나다 최악의 단점: 의료 시스템

by 캐디리니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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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그만큼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고, 더하여 몸이 여기저기 아파와 병원을 들락거릴 일이 많아졌다. 몸은 고되었어도 늘 만족스럽던 이민생활인데 최근에 병원에 대한 경험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정말 캐나다 생활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하긴 생각해 보면 모르던 사실도 아니고, 이민을 오기 전 가장 고민하고 걸렸던 부분이 바로 의료 시스템이었는데 잔병치레가 아주 많았던 아이 때문에 끝까지 고민하게 만들었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는 크다 보면 면역이 점점 더 생길 것이고 아플 일도 많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에 이민행에 올랐고, 다행스럽게도 심각할만하게 아픈 적이 없어서 약국에서 파는 약들로 어찌어찌 잘 지내왔다. 

 

"별거 아니야, 다 그런 거야, 며칠만 더 참아봐." 

 

코로나는 뭐가 그리 아쉬운지 우리 곁을 움켜쥐고 떠날 생각이 없고, 마스크 free가 되면서 그나마 덜 유행하던 독감마저 판을 치고 다니는 통해 결국 우리 가족도 돌아가면서 아프게 되었다. 몇 년을 감기조차 걸리지 않던 아들 녀석도 감기에 된통 걸려 지금도 고생 중이다. 

 

 

정말 만나기 어려운 패밀리 닥터


웬만큼 아파서 병원 가봐야 분명 타이레놀이나 에드빌로 버티라는 말을 들을 것이 뻔해서 최대한 패밀리 닥터를 안 만나려고 했지만 이번엔 상태가 다르다. 너무 아프고 약국에서 파는 약으로는 버틸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전화로 예약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감기와 코로나의 성행으로 빨리 예약을 잡아봐야 2주 뒤란다. 그 사이 다 낫지 않을까 싶다. 

 

결국엔 우리는 응급실 행으로 선택하고 오래 기다릴 각오로 하고서라도 가야 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응급실은 말 그대로 혼돈의 카오스 상태였다. 대기가 얼마나 길지도 가늠하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응급실에 가는 이유는 상태에 따라 급하게 피검사, 엑스레이, CT 촬영 등을 바로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 닥터를 거치면 모든 검사는 따로 예약을 해서 가야 하고 그 검사 결과는 또 패밀리 닥터로부터 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이것저것 기다리다 숨 넘어갈 것 같다는 표현이 딱 맞는 시스템이다. 

 

 

사진 픽사베이

 

응급실 대기시간은 기본 8-9시간 


나는 응급실을 가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한 증상이 나왔다. 그걸 패밀리 닥터 오피스 리셉션니스트는 감기 걸리면 그럴 수 있으니 며칠 더 기다려보라는 말과 함께 예약도 해주지 않고 끊어버렸다. 내가 그냥 아파서 전화하는 사람도 아닌데 뭐 몇 백 명, 몇 천명을 관리하는 입장에서야 환자들 이야기 다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시스템 자체도 큰 문제 아닌가? 

 

어디가 아프든 간에 패밀리 닥터로 시작해서 패밀리 닥터가 별스럽지 않게 증상을 봐버리면 병은 결국 애지중지 키워가게 만드는 시스템이 정말 실망스럽고 한국을 그립게 만들었다. 

 

 

양날의 검 무상의료 시스템


그래, 모든 의료시스템이 무료라 재산과 인컴에 관계없이 아픈 사람 누구에게나 치료의 기회를 주는 것은 아주 좋다. 몸이 아파서 일을 못하게 되면 EI(고용보험)으로 인컴도 어느 정도는 보장해 주고 병원비 걱정에 병원 가는 것을 걱정할 일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건강하게 병원신세 안 지고 살려면 오히려 병원문을 자주 두드리는 수밖에 없다. 정기검진의 목적으로 피검사도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주기적으로 받고, 나이별로 제공되는 무료 암 검사는 놓치지 않고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 

 

한국처럼 아프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아프기 전에 병원을 미리 들락거리며 관리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영주권도 해결되고 먹고살만해지니 웃기게도 몸이 말썽이다. 아프지 말자. 말 안 통하는 나라에서 아프니까 정말 서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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