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캐나다 밴프 여행일지를 다 적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가. 2일 차까지 기록하고는 벌써 몇 달이 지나버렸다. 몸도 아팠고 일도 바빠서 지나버린 몇 달 사이 나의 기억도 가물가물해져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 다시 바빠지기 전에 모두 기록해 두고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첫째 날 캘거리에 도착 후 밴프로 이동, 곤돌라 타고 가볍게 밴프 다운타운을 구경했다. 둘째 날은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 레이크 관광, 셋째 날은 밴프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자스퍼로 이동해서 미리 예약해 둔 빙하체험을 했다.
밴프 여행을 위해 꼭 가보아야 할 장소와 액티비티를 찾아보니 밴프 곤돌라와 자스퍼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설상차를 타고 빙하체험을 하는 것을 많이들 추천해서 알아보니 위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미리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단품으로 하나씩 구입하는 것보다는 패키지로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구입하면서 날짜와 시간을 예약할 수 있어 여행 일정을 짜는 데에도 도움이 됐었다.
오전에 예약을 해두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자스퍼로 향했다.
설상차 타기
앨버타 여행을 검색하면 밴프와 자스퍼를 꼭 가야 한다고 하는데, 개중에 자스퍼가 더 좋다는 사람과 밴프가 더 좋다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스퍼가 더 자연적이고 웅장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자스퍼를 왔다 가면서 야생 곰을 3마리나 보았고 아쉽게도 캐나다의 상징 동물인 무스는 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은 4박 5일의 짧은 일정이라 자스퍼를 하루만 들렸지만 다음 여행에는 자스퍼에서 조금 더 긴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년 뒤에는 아이도 좀 더 커있을 테니 그때는 하이킹도 도전해 볼 예정이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어드벤처 웰컴센터에 도착하고 예약시간에 맞춰 빙하로 태워다 주는 버스를 기다려 탑승하면 된다.
웰컴센터와 빙하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데 먼저 일반 버스를 타고 빙하 근처에 도착하면 바퀴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설상차를 타고 빙하가 있는 곳까지 이동을 한다.
옆에 사람과 비교해 보면 바퀴가 얼마나 큰 것인지 비교가 될 것이다. 저 설상차를 타고 빙하가 있는 곳까지 태워다 주는데 가는 동안 드라이버가 이곳의 역사와 현재 상황 등을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준다. 그런데 설상차가 가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고 급 경사도로를 지나는데 좀 무서웠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바이킹 타고 내려가는 각도 정도를 차를 타고 내려갔다. 대신 아주 천천히 내려가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놓였었다.
참고로 빙하를 체험하러 가기 때문에 꼭 윈터부츠를 신고 가야 한다. 안 그러면 눈이 녹은 곳이나 물이 고인 곳에 발이 빠져 다 젖을 수가 있고 미끄러움 때문에 넘어질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한다.
지금 사람들이 밟고 올라서 있는 곳이 빙하 위다. 대략 300미터 두께의 빙하라고 한다. 중간중간 많이 녹아서 위험한 곳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표시를 해두었다. 녹아서 흐르는 빙하수가 있었는데 아이와 남편이 한 컵 받아서 마셨다. 나도 조금 마셔보니 그냥 물 맛이긴 하지만 정말 시원했다.
기후 변화 때문에 곳곳에서 빙하들이 많이 녹고 있다고 했다. 막상 눈앞에서 보니 우리가 이제는 진짜 자연과 기후를 위해서 몸소 액션을 취할 때가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이렇게 실제로 빙하를 보여준 것에 감사하기도 했다.
스카이 워크
30여 분간의 빙하체험을 끝내면 패키지로 예약했던 스카이워크 체험을 하러 간다. 설상차가 다시 버스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면 일반 버스를 타고 스카이 워크가 있는 곳으로 태워다 준다. 실제로 가보니 체험이라기보다 높은 곳에 투명한 유리로 만든 다리 위를 걷는 것인데 나는 너무 무서웠다.
버스에서 내려서 스카이 워크까지 가는 광경인데 정말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멋있다. 이 자연 앞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높이가 기억나지 않지만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스카이 워크이다. 아래로는 에메랄드 색의 강이 흘렀고 자연에서 살고 있는 양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은 무서워서 찍질 못했다.
아이와 남편은 누워서 찍고 앉아서 찍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나는 겨우겨우 한번 지나가 보는 것으로 끝냈다.
저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보정을 전혀 하지 않고도 저렇게 이쁜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그곳에 록키 마운틴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곳에서는 시간제한이 없었고 웰컴센터로 돌아가고 싶으면 버스 스테이션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아무리 담고 담아도 모자란 멋진 풍경들을 열심히 눈과 카메라에 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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