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을 고민 중인 분들께 일단은 보류하고 고민을 한번 더 고민해 보시라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아래 참조)
그러나 막연하게 오지 말라는 말보다는 정말 지금이라도 캐나다에 이민을 오게 되면 초기 정착자금이 대충이라도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 캐나다 초기 정착자금이 얼마안지 알아보는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제가 계산하는 방법은 영주권 없이 부부 중 한 사람이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일을 하는 제일 흔한 케이스로 해보고자 합니다.
렌트비
비영주권자 신분으로는 집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고 2023년 현재는 25%의 외국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집을 렌트한다는 가정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보통 3-4인 가족의 경우 최소 원 플러스 덴(1 bed + den) 사이즈의 콘도를 렌트하게 됩니다. 사실 랜드로드(집주인) 입장에서는 4인 가족일 경우 원 플러스 덴 유닛은 렌트를 잘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집의 크기에 비해 가족 구성원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가정이므로 그나마 가장 살만하면서도 저렴한 집이 원베드 플러스 덴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현재 시세는 토론토에서 2600불 이상입니다. 문제는 한 달에 2600불(한화 약 25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경제 여건상 랜드로드(집주인)들이 잘 집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캐나다는 세입자를 한번 들이면 법이 너무나 강력해서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고 버틴다고 하더라도 쉽게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 처음 정착을 하면 캐나다 내에 신용점수(credit score)가 없고, 직장도 없어서 잔고증명 만으로는 집을 렌트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세입자 입장에서 먼저 6개월 또는 일 년 치 렌트비를 한 번에 다 납부하겠다는 조건을 거는데 이 부분은 조금 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일 년 치 렌트비용을 다 납부한다는 가정 시 월 $2,600 x 12 = $31,200 이므로 렌트 비용만 최소 3만 불 정도가 필요합니다.
학비
캐나다에 직장을 구해서 오시거나 캐나다 시민권자와 결혼을 해서 오는 이민 케이스가 아닌 경우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비자로 오시는 것입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캐나다 공립 컬리지 이상의 학교를 다니게 되면 합법적 학생비자를 받을 수 있고, 같이 오는 배우자는 어느 곳에서나 일할 수 있는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 중 한 사람이 컬리지이상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비자를 받게 되면 그 자녀들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PGWP라는 워크퍼밋을 받게 되면 역시 배우자는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고, 자녀들은 역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자녀를 가진 가족들은 대부분 이러한 방법으로 캐나다에 오시게 됩니다. 이 이민법에 대한 것은 나중에 다시 자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캐나다 공립 컬리지 2년 기준 총 4학기를 다니게 되며, 한 학기당 평균 8천 불 정도의 학비가 듭니다.
$8,000 x 4 학기 = $32,000 이렇게 컬리지 학비도 최소 3만 여불 정도 듭니다. 학비의 경우 학교, 학과, 과정마다 다 다르므로 평균적인 금액만 3만 불 정도이고, 그 외 기본 등록비, 책 값등을 더하면 더 추가됩니다.
기초 정착금
가장 굵직하게 드는 비용이 학비와 렌트비라면 그 외 캐나다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가구나 생활용품, 자동차 구입 비 등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어떠한 것을 구입하시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제가 정착할 시에 들었던 비용에 요즘 시세를 더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고자동차 구입비: 2만 불
저희는 캐나다 정착 후 6개월 정도는 자동차 없이 버티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비싼 자동차보험금이 부담되기도 했고, 처음 목돈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조금 세이브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정말 추운 캐나다 날씨에 차 없이 다니는 것은 아이들을 때문이라도 못할 짓이라 생각하고 중고 자동차를 겨울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10만 킬로가 넘는 중고 자동차였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10,000불 정도로 구입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지금은 중고자동차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조금 탈만한 자동차는 최소 2만 불 정도 든다고 하네요.
가구 및 생활용품 구입비: 3천~5천 불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비용의 경우도 어떤 것을 구입하시느냐에 따라 비용의 범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정착비용을 아끼고자 하시는 분들은 캐나다 내 한인 커뮤니티 혹은 키 지지(kijiji) 등에서 중고로 많이들 구입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씩 구입하면서 그때마다 엘리베이터를 부킹 하고, 트럭을 잡고 하는 일이 너무 번거로워 조금 저렴한 가격들로 IKEA에서 한 번에 구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집 렌트의 장점 중 하나는 티브이를 제외한 전자제품은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스토브는 거의 다 포함이기 때문에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렌트하는 집에 포함이라 컨디션은 크게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그 외에도 비행기 표, 초기 정착기간에 드는 호텔비, 식대, 교통비, 등등 수도 없는 추가 비용들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캐나다에 오실 때에는 적어도 1억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추가로 드는 생활비까지 생각하면 1억이라는 돈이 그렇게 여유 있는 돈이 아님을 느끼시게 될 거예요.
초기 정착비용, 생활비용, 영주권 신청을 하면서 사용하게 되는 모든 비용까지 생각하면 캐나다 와서 2-3년 안에 몇 억이 깨졌다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알게 되실 겁니다. 이런 부분을 자세하게 말씀 들리는 것은 캐나다에 오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것이 아니라, 저도 적은 돈과 큰 꿈만 가지고 캐나다에 와서 이만큼 정착하기까지 정말 힘들었고, 현재는 아주 빈곤한 통장 잔액만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영주권도 취득했고, 어렵게 집도 장만했지만 과연 정말 잘한 일인가라는 생각은 수업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이민을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점과 안 좋은 점,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옵션까지 모두 갖추고 시작하시라는 뜻에서 적어본 글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다른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아는 선에서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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