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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라이프/캐나다 생활정보

캐나다에서 병원가는 방법. 패밀리닥터, 워크인, 응급실 말고.

by 캐디리니 202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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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요즘 트리플 데믹으로 코로나 환자에 독감, 플루 환자들까지 겹쳐 캐나다 병원은 평소보다 훨씬 의사를 만나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원래 의사를 만나기 힘든 것을 알고 있기에 웬만큼 아픈 걸로는 병원을 찾기보다 근처 샤퍼스 드럭 마트에 가서 약 사 먹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지만 약으로 안 나을 정도로 아프다 보니 다들 병원들을 찾는 상황인 것 같다. 

 

최근 응급실 경험까지 하면서 캐나다에서 내가 아플 때 의사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의외로 캐나다 병원을 경험하면서 생각보다 괜찮았던 점을 느끼며 다른 분들에게 조금의 팁이라도 나눌 수 있을까 해서 포스팅해본다. 

 

 

 

 

1. 패밀리 닥터 지정하기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내가 가고 싶은 병원에 가서 보고 싶은 의사를 지정해서 만날 수 있는 일은 없다. 아마도 한국에서 자주 아파서 병원 갈 일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캐나다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이다.) 캐나다 헬스 카드(온타리오에서는 오힙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패밀리 닥터(family doctor, 가정의)를 지정해 놓아야 한다. 패밀리 닥터는 나와 우리 가족을 전담해서 진료해주는 가정의 라고 볼 수 있다. 

 

 

캐나다 헬스카드 온타리오 주 오힙카드

 

 

그래서 오힙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밀리 닥터를 지정해 놓아야 진료가 필요할 때 예약을 통해서 의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캐나다는 전체적으로 환자 수 대비해서 의사가 턱 없이 모자라 새 환자를 받아주는 의사를 찾는 일이 쉽지가 않다. 갖 의사 면허증을 취득해서 닥터 오피스를 오픈한 의사라면 모를까 기존의 의사가 지정 환자를 받아주는 곳은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이다. 게다가 향후 5년 안에 은퇴를 하는 패밀리 닥터 수가 상당하다고 하니 5년 후 패밀리 닥터를 또 찾아야 하는 환자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 워크인(walk-in) 클리닉 이용하기

그렇다고 패밀리 닥터가 없다고 해서 의사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패밀리 닥터가 있지만 예약이 원하는 날 안에 잡히기도 힘들고 환자의 몸상태는 갈수록 안 좋아질 때에는 워크인(walk-in) 클리닉을 이용할 수 있다. 

 

워크인 클리닉은 말 그대로 예약 없이 오는 순서대로 의사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지정된 환자가 없는 의사가 하는 클리닉도 있고, 기존 환자가 있지만 워크인 클리닉을 병행하면서 예약 없이 오는 환자들의 진료를 봐주는 곳도 있다. 워크인 클리닉도 예약을 해야 하는 곳, 필요 없는 곳이 있어 패밀리 닥터는 아니지만 급한 데로 가까운 곳을 여러 번 이용한 적이 많았는데 이것도 요즘은 쉽지가 않아졌다. 

 

코로나 이후 워크인 클리닉 대부분이 환자의 붐빔과 혼동을 제한하기 위하여 예약제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워크인이다 보니 패밀리 닥터보다는 조금 더 빨리 의사를 만날 확률이 높다. 

 

 

사진 픽사베이

 

 

3. 얼전케어 센터(urgent care centre) 이용하기

이번에 알게 된 시스템인데 응급실을 가기 전 정말 아주 급한 단계는 아니지만 큰 병원에서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종합병원에 속해있는 얼전케어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캐나다의 종합병원 제너럴 하스피털(General hospital)과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 워크인 클리닉과 같은 개념이다. 

 

이곳도 무조건 예약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일반 패밀리 닥터나 워크인 클리닉 단계를 건너뛰고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보기 때문에 급한 검사인 피검사, 엑스레이, CT나 MRI 같은 것을 조금 더 빨리 받아 볼 수 있다. 보통 패밀리 닥터를 통한 검사는 예약 후 검사를 받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 정도는 또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종합병원에 얼전케어 센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에 센터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 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사진 픽사베이

 

 

4. 응급실 (ER: Emergency Room) 이용하기 

위 단계들을 기다릴 여력 없이 심각하게 아픈 상황이라면 응급실인 ER로 가야 한다. 응급실은 개인적으로 의사를 가장 빨리 만나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웨이팅 시간이 요즘은 10시간 이상이라고 하지만 예약 후 며칠 기다려야 되는 것보다는 빠르긴 하니까. 하지만 한번 경험해본 결과 할 짓이 아니긴 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 속에서 굉장히 불편한 의자에 앉아 언제 의사를 볼 수 있을지 모른 채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앉아 있기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의자에 앉아 링거를 맞으면서 의사를 기다렸다. 중간엔 너무 힘들어 그냥 바늘을 뽑고 나가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곳은 캐나다이고 그래도 캐나다에 온 지 처음으로 링거라도 맞고 있지 않은가, 이 수백 명 환자를 상대해야 하는 의사, 간호사 분들의 고충에 비하면 참고 기다리자 혼자 되뇌며 기다렸다. 

 

그래도 응급실로 왔기 때문에 필요한 검사 CT를 바로 찍어서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들 기다림을 각오하지만 일단 응급실로 오는 것 같다. 

 

요즘 식 키즈 같은 경우에는 19-24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된다는 얘기도 들릴 정도로 병원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웬만큼 아픈 걸로는 집에서 약을 먹으면서 케어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이 정도는 집에서 해결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가장 빠르게 의사를 만나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지체 없이 의사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권한다.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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