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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블로그/플랜트 다이어리

아보카도 키우기.

by 캐디리니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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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지인으로부터 화분을 자주 선물 받는다. 자구들이 하나씩 올라오면 작은 화분에 심어서 나눠주고는 했는데 그렇게 받은 화분들이 벌써 대여섯 개가 되었다. 한국에 살 때는 나도 베란다 정원을 만들어두고 살았는데, 캐나다는 일단 한국처럼 창문으로 닫혀있는 베란다가 없어서 발코니에서 추운 겨울에 식물들을 키우기 힘든 환경이라 잘 죽지 않는 산세베리아 종류로 두어 개 정도만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내 집이 아니라 2-3년에 한 번씩은 이사를 다녀야 해서 예전처럼 화분을 잔뜩 두고 살기도 쉽지는 않은 환경이라 언젠가 다시 이쁘게 꾸미고 살날이 오겠지 싶어 미루고 미루긴 했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하나둘씩 이쁜 식물 화분들을 받다 보니 다시 옛날 생각도 나고 조금씩 자라면서 새 잎들을 내놓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다시 너무 이쁘고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차에 이번에는 발아된 아보카도 씨앗을 받게 되었다. 아보카도를 키운다는 것도 놀랐지만 수경재배로 생각보다 쉽게 키울 수 있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발아되어 뿌리가 나오고 잎줄기가 나오기 시작

 

이미 수경재배로 뿌리까지 발아시킨 아보카도 씨를 받아와서 이렇게 계속 물을 채워주면서 키우다 보니 씨의 가운데가 갈아지면서 잎 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렇게 되기까지가 꽤 오래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선물하기 위해 열심히 공을 들였을 지인한테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잎줄기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면 무서운 속도로 쭉쭉 뻗기 시작한다. 

 

 

 

 

 

뿌리도 두 갈래로 나오고 입 줄기도 굵은 자태를 뽐내며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으로 좀 찾아보니 아보카도를 키우는 방법은 다양했다. 처음부터 아예 씨를 흙에 심어서 키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방법은 아주 간단하지만 뿌리가 내리고 잎이 올라오기까지 몇 달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흙 속에 숨어 있어서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 알 수 없기도 하다. 

 

나는 흙 속에서 자라는 것도 궁금해서 작은 씨앗 하나를 심었다. 얼마나 걸릴지 실험 삼아. 

 

물속에서 뿌리가 어느 정도 내린 아보카도는 흙에 심어주어도 되고 그대로 수경재배로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흙을 좋아해서 화분에 옮겨 심어주었다. (정확하게는 씨를 주신 분에게 부탁했다.) 

 

 

 

흙에 심어준 아보카도는 더 부지런히 자라는 것처럼 보였다. 입 줄기의 끝에 작은 잎들이 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커지는데 성장 속도가 참 신기했다. 

 

하지만 아보카도를 심어준 흙에 파리와 날파리 애벌레들이 너무나 많았는지 집에 오자마자 집이 온통 파리와 날파리로 난리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캐네디언 타이어에서 플랜트용 흙과 토분을 사서 분갈이를 해주게 되었다. 흙에 문제가 있는 거서 처럼 보여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7OQ8SCBmqE 

 

 

날파리 트랩에 붙어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날파리들. 실제로는 저거에 몇 배는 더 많았다.

 

공기가 더 잘 통하고 수분 흡수가 잘되는 토분에 고급 흙으로 옮겨줬는데도 분갈이 앓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상하게 아보카도가 더 자라질 않고 잎이 오히려 색이 바래지고 힘이 없어지는 게 보인다. 

 

유튜브를 에서 아보카도를 키우는 분들을 보면 잎이 아주 초록 초록하면서도 튼튼하고 반질반질하게 자라던데 나의 아보카도는 무언가 문제가 확실히 있어 보여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분갈이를 내가 잘못해준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 분갈이 영상, 수형 만드는 영상들은 있어도 죽어가는 아보카도를 살리는 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흙에서 꺼내어 수경재배로 키워볼까 싶기도 하지만 너무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어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아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ㅠㅠ)

 

 

오늘 찍은 아보카도... 힘을 내보렴... ㅠㅠ

 

분갈이한 지 이제 2주째인데 조금 더 지켜보고 별 다른 변화가 없거나 더 죽어간다면 무슨 방도를 써야지 그냥 두고는 못 보겠다. 

 

슈퍼푸드라고 핫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사람 몸에는 슈퍼푸드의 역할을 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어버린 아보카도라고 한다. 물 먹는 하마라고 부릴 정도로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옆에 있는 환경은 물을 먹을 수 없어 죽어간다는데 세상에 아보카도만 슈퍼푸드가 아닌데 계속 저렇게 두어도 되는 걸까 걱정이 되었다. 

 

이상적인 기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자연재해들을 보더라도 그냥 손 놓고 내가 사는 동안에는 괜찮겠지 하고 놓아버리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까. 아보카도 맛있지만 다른 슈퍼푸드로 대체를 좀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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